미드하 아태 총괄, 공식입장 밝혀
IT 인프라 파악 불가 '무주공산'
'닷컴 버블' 이상 경제효과 기대
IT 인프라 파악 불가 '무주공산'
'닷컴 버블' 이상 경제효과 기대
세계 최대 비상장 IT기업인 델테크놀로지스가 미국 정부의 금수조치가 해제되면 북한 IT 시장 진출 가능성을 타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최근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종전선언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가운데 무주공산인 북한 IT 시장에 대한 글로벌 기업들의 진출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2일(현지시간) 아밋 미드하 델테크놀로지스 아시아태평양지역 커머셜사업부 총괄사장은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샌즈엑스포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직 민감한 문제인 만큼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기는 이르지만 최근 분위기에 따라 미국 정부의 대북제재가 해제된다면 북한 시장 진출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말했다.
현재 북한은 개방되지 않은 공산주의 국가인 만큼 IT 인프라가 어떤 국가보다 열악한 수준이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에 따르면 북한의 소프트웨어(SW) 수준은 모방 단계를 넘어 자체 프로그램 개발 단계에 있는 것으로 평가되지만, 하드웨어(HW) 수준은 중국산 부품을 단순 가공하는 조립 수준에 머물러 있다.
북한이 폐쇄적 체제를 버리고 경제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선다면 '4차 산업혁명'이라는 시대적 흐름에 따라 IT 시스템 구축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북한 IT 시장은 규모 추산이 안될 만큼 미약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과거 이동통신 서비스를 위해 이집트 통신사 오라스콤 정도가 진출한 정도다. 이마저도 국제연합(UN)의 대북 제재로 오라스콤이 철수하면서 중단됐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대대적으로 시장 개방을 시도하고, 글로벌 기업들을 파트너로 끌어들여 IT인프라 투자에 나설 경우 2000년 전후 불었던 닷컴버블 이상의 경제적 효과가 기대되는 것. 다른 개발도상국과 달리 인적자원은 뛰어난 것으로 평가되는 만큼 빠른 성장이 예상된다는 게 IT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델테크놀로지스는 델·델EMC·피보탈·시큐어웍스·RSA·버투스트림·VM웨어 등의 굵직한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특히 서버, 스토리지 등 데이터센터를 구성하는 핵심 인프라 분야에서 전 세계 1위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B2C(기업고객간)·B2B(기업간) IT 영역에서 모든 포트폴리오를 갖춘 IT 공룡인 만큼 북한 시장은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데이비드 웹스터 델테크놀로지스 아태지역 엔터프라이즈사업부 총괄사장은 "포춘 500대 기업의 98%가 우리의 고객"이라며 "어느 지역보다 인구가 많고 역동적인 아시아 지역은 IT 혁신에 앞장서고 있는 만큼 회사의 성장동력"이라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미국)= 이경탁기자 kt8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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